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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읽고 / 행복에 사로잡힌 사회 / 책 독후감

멋진 신세계 표지

1984를 읽고 고전 디스토피아 소설에 관심이 생겨 멋진 신세계도 읽어 봤다. 멋진 신세계의 첫 부분은 배경과 인물들을 소개하는 느낌이라서 지루한 느낌이 있었지만, 소설이 진행될 수록 몰입이 될 정도로 잘 쓰여져있었다. 조지오웰의 1984은 철저한 신분의 피라미드 구조와 모든 것을 통제 당하는 사회를 걱정했다면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는 행복에 사로잡히는 사회가 될까 걱정했다. 나는 1984도 멋진 신세계도 아닌 그 둘이 혼합된 사회가 될 것 같다.

 

멋진 신세계에서는 부모가 존재하지 않고 정부라고 할 수 있는 곳에서 모든 것을 통제하며 같은 성질과 같은 성격 같은 흥미를 가진 60명이 넘는 쌍둥이를 만들어 내 국가를 유지한다. 그곳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어렸을때부터 수면 세뇌를 통해 자신의 흥미와 자신의 직업, 무엇을 두려워하는지까지 모두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제한없는 성적 자유가 있어, 누구나 누구와도 성관계를 맺을 수 있어 성적 쾌락에 도취할 수 있도록 한다. '소마'라는 마약아닌 약품을 통해 행복에 취하고 불행한 일을 겪었을 때 그 무엇보다 빨리 치유 될 수 있다. 그곳에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세뇌되고, 마그네슘을 지속적으로 섭취하여 늙어도 신체는 늙지 않은 상태로 전기 플러그를 뽑으면 기계가 꺼지듯 순식간에 죽어나가게끔 설계 되어있다. 

 

하지만 소설 속 모든 세계가 그런 것은 아니다. 문명으로서 개혁할 가치가 없는 즉 자원이 없거나 너무 황폐화 되어있는 곳에서는 그저 방치하여 우리가 익숙한 사회가 만들어져있고, 그들은 문명인으로부터 야만인이라고 불린다. 야만인들은 부모가 있고, 결혼이 있으며, 일부일처제가 있는 사회에서 살아간다. 늘 질병, 기아, 해충으로부터 노출되어있는 사회에서 살아간다. 

 

소설 스토리는 이정도로 각설하고, 본격적으로 나의 생각을 말해보고자 한다. 우리의 21세기가 어디로 향할지는 나도 정확히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이대로 가다가는 그렇게 좋지 못한 결말을 맞이할 것 같다. 수많은 갈등, 크고 작은 전쟁, 기아, 질병, 이기주의, 개인주의가 전세계를 괴롭히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현재 수도권 중심화, 세대 갈등, 성별 갈등, 저출산 등등 스스로 괴멸해가고 있는 나라이다.  

 

현재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것만 틀어주는 알고리즘 일종의 '소마'덕분에 그것만 계속 보며 소중한 시간들을 쓰고 있다. 또, 원하는 것만 계속 보다보니 성별갈등, 정치적 좌 우 갈등, 세대 갈등등 여러 갈등들이 생겼다. 이러한 갈등들은 내가 생각하기에는 자신이 원하는 것만 보니 확증편향이 계속해서 확고해지고 진영을 나눠 싸우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러한 갈등들은 우리나라의 염증처럼 부풀어 올라 괴롭히고 있다.

 

디스토피아의 소설속에서 사회 현상을 해결하는 정답을 찾기는 어렵다. 하지만 오답은 확실히 알 수 있다. 우리는 보고싶은 것만 보는 행복에서 나와야하고, 순간의 행복에 취해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행위를 멈춰야한다. 힘들겠지만 '야만인 존'처럼 괴로워야하고 인내 해야하며 고난속에서 찾아오는 행복을 알아야한다. 그렇지 못하면 문명의 굴복해버린 '야만인 존'처럼 스스로 목숨이 끊어지는 국가가 될지도 모르겠다.

 

지금처럼 철저한 개인주의가 아닌 이웃에게 관심을 가지고 더 나아가 나라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되어야한다. 국가가 살아남지 못한다고 개인이 죽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개인이 살았던 배경, 문화, 기억들은 사라지고 말것이다. 국가의 문제는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다고 말하는 혹자도 있을 것이다. 국가를 바꾸는 것은 별게 아니다. 스스로 자신의 주변부터 바꾸어나가는 것이다. 집에 돌아가면서 만나는 이웃들에게 자그나마한 인사를 나누는 행위, 타인의 문제를 가볍게 여기지 않고 진지하게 들어주고 함께 고민해주는 것이 자신을 바꾸는 것이고, 거시적으로는 한 국가를 바꿀 수 있는 것이다.

 

갈등을 줄이고 배려를 늘려야한다. 그것이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대한민국을 끝내지 않는 것이고, 대한민국 국민인 자신이 사라지지않는 일이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느긋한 두 개의 나침반 바늘처럼 두 발은 전혀 서두르지 않고 오른쪽으로 돌면서 북쪽, 북동쪽, 동쪽, 남동쪽, 남쪽, 남남서쪽을 가리켰다. 그러더니 잠깐 멈추었고, 몇 초가 지난 다음에 서두르지 않고 다시 왼쪽으로 돌았다. 남남서쪽, 남쪽, 남동쪽, 동쪽····.
                                                                                                                              -멋진 신세계 제 18장 마지막 문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