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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을 읽고 / 삶이란 무엇인가 / 책 후기 / 독후감

군 후임의 추천으로 읽게 된 책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책 표지가 참 귀엽게 생겼던 것이 마음에 들었다. 처음에는 무슨 내용인지 모를 정도로 난해하게 읽혔다. 하지만 갈수록 몰입감을 더 해주고 하루만에 500페이지 분량의 책을 다 읽는 지경에 이르렀다. 책에는 주요 인물로는 4명만 등장하기때문에, 그렇게 큰 어려움 없이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삶의 무거움과 가벼움, 긍정과 부정, 어려움과 쉬움 온갖 이분법적으로 나뉘어지는 것을 인물에 대입하여 철저하게 독자들에게 설명한다. 토마시와 사비나는 가벼움을 추구하고, 프란츠와 테레자는 무거움을 추구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무거움을 추구하는 자에게도 가벼움의 즐거움을 알려주고, 가벼움을 추구하는 자에게도 무거움의 즐거움을 알려준다.

 

이 책에서는 니체의 영원회귀를 다루기도 하고, 데카르트의 철학을 다루기도 한다. 상반되는 철학을 다루며 독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삶의 허무함 하지만 거기에서 오는 부정할 수 없는 행복들과 즐거움. 읽다보면 많은 생각이 든다. 괜히 후임이 적극적으로 추천한 책이 아닌거 같다. 그리고 문득 생각이 들었는데, 책이라는 것이 참으로 위험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전까지는 생각지도 못한 생각들이 머릿속에 들어와서 자신만의 재결합,재조립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되는데 때문에 책을 읽기전과 읽기 후에 사고 방식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책의 위험성이 계속해서 책을 읽게 되는 매력이 아닐까 싶다. 나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비문학 위주만 읽던 사람이었다. 사회과학, 심리학, 경제학, 일반과학, 자기계발 류 책들만 읽었었는데, 그 속에서는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주입 받고 나만의 재조립을 한다면 문학을 읽다보면 그 세계를 머릿속에 창조하여 직접 들어가 살아보기도 하고, 그 살아갔던 경험들이 다시 내 진짜 삶의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이 책을 읽기전에는 나는 가벼움속에 살고 있지만, 늘 가벼움의 위험성만 생각하며 무거움을 추구하곤 했다. 하지만 읽고나서는 가벼움의 즐거움도 즐길 수 있다면 즐기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무거움만 추구하는 세상은 너무나도 지루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지 못했을 말들을 하기도 하고, 하지 못했을 행동들을 하기도 했다. 

 

삶은 허무하고 무의미하다. 하지만 의미있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다. 이 책이 나에게 안겨주는 메세지는 그랬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점은 모두가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되게 지루한 책일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되게 뜻깊은 책이기도, 누군가에게는 짜증나는 책일 것이다. 그렇기에 삶이 참 재밌는 것 같다. 같은 것을 보아도 다르게 느끼고, 같은 것을 읽어도 들어도 사람마다 느끼는 바는 다르다. 모두 같았으면 하나의 기계같이 움직였을 지언정 즐겁지는 않았을 것이고, 즐거움을 잃어버린 인간은 건전지가 빠져버린 시계마냥 멈추어버려 그대로 사라져버린 존재가 되었을 지도 모른다. 

 

즉 내가 생각하기에 인간이 존재하는 이유는 즐거움을 얻기 위해,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다. 혹자는 돈이 세계에서 최고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또한 그에게 행복을 안겨주기에 그가 돈을 우선시 하는 것이고, 누군가는 희생, 선행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사람의 다양성이 세상을 다채롭게 만들고,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온갖 생각들이 드는 날이다.